HOME  |  LOGIN  |  JOIN  |  CONTACT US
 
 MANAGEMENT
운영마당
 
Q.자연드림 유채유에 NON-GMO 표시 - 조합원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동아리   안산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ㆍHOME > 운영마당 > 동아리

동아리 (2014) 책 너머 3월 보고서입니다.
2014-03-26 17:04:42
평정평온 (jfoster) <> 조회수 626

I. 지난 모임

 * 일시 : 2014년3월17일(월)10시30분~12시

*  책 : 『나목』(박완서, 세계사)

* 2월의 시 : 박용래의 '겨울밤' / 정완영의 '풀잎과 바람'

 

 

II. 차기 모임 안내

* 일시 : 2014년4월21일(월)10시

* 책 :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셸 루트번스타인 공저/박종성 역 , 에코의서재)

* 3월의 시 : 이수복의 ‘봄비’

 

III. 『나목』을 읽고

 

“나는 처녀작 『나목』을 40세에 썼지만, 가히 20세 미만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썼다고 기억된다. ”

-열화당에서 재출간된 『나목』초판 작가 후기 中에서-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낸 박완서는 이름없이 죽어간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처음 글을 쓴 목표였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고 그렇게 글로써 자신을 치유해나갔다고 한다. 우리는 일종의 자전적 소설인『나목』속 주인공 ‘이경’을 통해서 박완서가 어떻게 외롭고 두려움으로 불안했던 20대를 지나 30대가 되었는지 살짝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경(이하 경아)은 6.25전쟁이 일어나기 한 달 전에 자신을 유독 편애한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다. 전쟁이 터지고 피난 간 지 하루 만에 돌아온 어머니의 자랑이자 경아가 모든 사물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통로였던 두 오빠가 고가의 찬마루 위 천장에서 오빠들만의 은둔 생활을 한다. 좀 답답하고 무료하다 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 속에서 6.25를 맞고 바뀐 세상을 탈 없이 조용히 지내던 어느 날 군인 가족이라 아무 데도 발붙일 곳 없는 큰아버지와 사촌오빠의 방문을 받는다. 어머니는 둘을 감춰주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지만 둘을 한 집에 재우며 불안함을 느낀 경아는 자신의 두 오빠를 좀 더 깊숙한 곳에 은밀히 감추고 싶어 행랑채 벽장에 숨길 것을 제안하고 어머니는 처음엔 오래 비워두고 퇴락한 그곳을 흠칫해했지만 결국 묵인했다. 오빠들이 그곳으로 이사한 그날 새벽 굉굉한 폭음소리가 집 어딘가에서 울렸다.

 1.4후퇴 후 텅 빈 최전방도시인인 서울의 미군 PX(Post Exchange) 아래층 중앙부에 있는 초상화부에서 일하는 스무 살 경아는 ‘그날’ 이후 한쪽 지붕이 달아난 고가를 밝은 햇살 아래서 볼 수가 없었다. 퇴근 후 골목길을 지나 집에 가는 일은 ‘경아만의 일’이며 공포와 아픔을 수반하는 일이다. 부연 회색의 마지못해 죽지 못해 살고 있노라는 생활 태도에서 추호도 물러서려들지 않는 어머니의 회색빛 고집에 지쳐가고 있던 경아는 ‘사랑할 만한 가치’, ‘열중할 만한 대상’을 찾는데. 화가일 수밖에 없는 화가 옥희도가 초상화부에서 일하게 된다. 첫 만남에서 그의 어리석지 않게 선량한 눈과 구겨지지 않은 표정에 끌린 경아는 ‘그는 딴 사람과 다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나는 그가 필요해.’라는 스스로의 주문을 되새긴다. 한편 완강한 턱과 푸른 면도 자국이 있는 PX 전기공 태수의 목에 순간 끌렸던 경아는 자신에게 들이대는 그의 평범함과 경박함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왠지 싫지 않다.

 “수많은 군더더기의 나를 벗고 싶다.”고 소망하던 경아는 녹색 눈의 조에게 자신을 맡기던 날 진홍빛 갓을 쓴 전기스탠드 때문에 핏빛으로 물들어 보이는 침대 시트를 보고 “잊은 줄 알았던, 아니 교묘하게 피하던 어떤 기억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된다. 오빠들의 죽음 이후 “어쩌다 게집애만 살아남았노”하던 어머니의 저주나 핏빛 호청의 추억 때문에 매일 전쟁이 금세 덜미를 쳐올 듯한 공포와 전쟁이 어서 밀려오고 밀려가며 사람들을 죽여주었으면 하는 열띤 바람이라는 모순을 가진 채 두렵고 불안한 삶을 살았던 경아는 오빠들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헐어진 고가를 제대로 볼 수 없다가 이제 고가를 고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급성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죽는 어머니의 죽음을 ‘눈치 보이고 거북한 딸네 집에서 마음 편한 아들네 집으로 홀홀히 가버린 것’으로 받아들이며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다고 얘기하다가 아니라고 악을 쓰는 경아는 부득이 고가의 주인이 된다.

 옥희도로 하여금 정면으로 문제에 부딪치게 하고파서 태수와의 약속 자리에 옥희도와 함께 나타난 경아는 ‘사랑’을 고백하지만 자신을 통해 아버지와 오빠들을 환상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용감히 혼자가 되라는 옥희도.

 자신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소망을 품은 태수가 고마운 경아는 태수와의 결혼을 통해 상식적인 세계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남편 태수가 미처 소유하지도 상처 내지도 못한 또 하나의 자신. 태수의 체온이 끝내 덥힐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자신을 깨닫고 둔탁한 아픔을 느끼는 경아는 고가가 헐리던 날에도 신문에서 ‘고故 옥희도 유작전’ 기사를 읽는 순간에도 같은 아픔을 느낀다.

 처음엔 옥희도를 향한 스무 살 경아의 설렘에 읽는 나도 설렜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쌀쌀맞을 정도로 곁을 내주지 않고 퇴근길은 늘 달음박질에 뜀박질이며 “엄마가 기다리실거예요.”라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집에서는 어머니와 살갑지 않은 경아를 보며 어딘지 불안했다. 결국 오빠들의 죽음 때문에 가장 일차적인 인간관계인 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졌음을 알고 나니 경아의 의식세계와 삶이 이해가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박수근 화백의 1962년 作 「나무와 두 여인」이 이 작품의 주요 소재이며 제목과 관련돼있다는 것이다. 박수근 화백이 모델인 옥희도가 화가로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그리는 그림을 처음 본 경아는 ‘한발에 고사한 나무’ 즉, 고목(枯木 : 죽은 나무)을 떠올리고 옥희도의 아내에게 ‘절망적인 궁상’을 못 읽는다며 함부로 대한다. 하지만, 남편 태수와 함께 옥희도 유작전에 갔을 때 그것은 더 이상 고목이 아니라 나목(裸木 :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으로 보인다. 봄에의 믿음을 간직한 나목! 어떻게 지난 날 죽은 나무로 보였던 것이 이제는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로 보이는 것일까. 아마도 경아의 마음과 삶이 100%는 아니지만 안정되었기 때문이리라.

“ 나는 홀연히 옥희도 씨가 바로 저 나목이었음을 안다. 그가 불우했던 시절, 온 민족이 암담했던 시절, 그 시절을 그는 바로 저 김장철의 나목처럼 살았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또한 내가 그 나목 곁을 잠깐 스쳐간 여인이었을 뿐임을, 부질없이 피곤한 심신을 달랠 녹음을 기대하며 그 옆을 서성댄 철없는 여인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 (p.376~377)

 경아를 통해 나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으로 어떤 원인으로든 트라우마가 있는 현재가 불안한 20대 여성이나 결혼 전 연애 경험이 있는 주부가 한번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주는 책이다. 읽어볼 만하다!

 


안산생협 소개  |   개인정보보호정책  |   이용약관  |   사이트맵

안산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 대표 : 김정숙 | 사업자번호 : 134-82-09260
조합 사무실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동로 41 (고잔동, 로진프라자) 407,408호
TEL : 031-487-8875 | FAX : 031-484-8876
고잔 매장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1로 171 AW웨딩홀 1층 TEL) 031-485-0606
본오 매장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샘골로 163 1층 TEL)031-406-6206
COPYRIGHT 안산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