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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너머' 7월 보고서입니다.

  • 왕눈이 (sohha)
  • 2014-07-25 19:21:30
  • hit694

7월의 책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입니다. 환경서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 회원의 소감문을 게재합니다.

『침묵의 봄』을 만드는 이여, “활기 넘치는 봄의 소리”가 들리는가?

유순희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 지구의 날(4월22일)이 제정되도록 계기를 준 사람, 과학과 정부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시민환경운동의 시발점을 제공한 사람, 시적인 산문과 정확한 과학적 지식이 독특하게 결합된 글을 쓰는 사람, 모든 생명체의 권리를 지키는 혁명적인 대변인. 이 표현은 모두 이 책의 저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을 지칭하는 문구이다.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은 과연 어떤 책일까? 책의 첫 장에서 인용한 “호수의 풀들은 시들어가고 새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네.”라는 키츠의 시와 “인간은 자연을 투쟁의 대상이자 굴복시켜야 할 상대로 인식한다. 인간이 이 지구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하는 대신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라는 E.B. 화이트의 인용문에서 이 책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서식지 파괴, 외래종이 토종을 몰아내고 자리를 잡은 생물학적 오염에 이은 미국 내 생물종 절명의 세 번째 원인인 화학 오염이 이 책의 소재이다. 카슨은 “1958년, 뭇 생명이 사라져버린 작은 세계에 관한 아픈 경험을 담은 허킨스(Olga Owens Huckins)의 편지를 읽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한다.

1962년『침묵의 봄』이 출간될 당시 미국 사회는 남성 위주의 영역인 과학이 신이었던, 냉전으로 인해 의심과 불관용이 극도에 이르렀고 전후 기술 발전의 최대 수혜자인 화학 산업이 국가의 부를 이끌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적 배경 하에 ‘화학 산업을 통한 발전’에 의문을 갖고 과학 기술이 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과학계 아웃사이더 여성 과학자가 등장했으니 그가 바로 레이철 카슨이다.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이고 거대한 생명 흐름의 일부이다.”라는 인체에 대한 생태학적 관점으로 전체 생명계를 바라본 카슨은 2차 세계대전 화학전에 사용할 약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합성 화학 살충제와 다른 화학 물질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구체적 자료를 들어 알린다. 결과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유독성 화학물질을 생태계에 그대로 흘려보내도록 허락하고 잠재적 위험에서 대중을 보호하기는커녕 책임 매커니즘 조차 수립하지 않은 채 새로운 화학제품의 발매를 허용한 무지하고 탐욕스러우며 태만한 정부를 비난하면서 말이다. 본인이 과학자이지만 오만하게도 자연을 지배하려 한 전후 과학계의 분위기와 이윤과 시장 점유율에 전념하는 화학업계의 시녀로 전락한 과학과 기술의 상황을 처절하게 꼬집는다. 목적은 단 하나. 토양, 물, 식물, 야생동물과 인간에게 치명적인 화학물질과 그 당시 벌어지고 있던 곤충과 잡초를 죽이기 위한 화학방제의 실상을 제대로 알아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과 이 세상을 공유하며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화학적 처리를 통해 벌레 없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성스러운 전투”라든가 “인간이 자신의 기원을 망각하고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순간, 물은 다른 자원과 더불어 무관심의 희생양” 또는 “무수히 많은 유기체의 존재와 그들의 활동 덕에 지구를 덮고 있는 푸른 외투” 등 시적 표현을 구사하는 카슨. 화학방제의 문제점만 지적하지 않고 대안적 방법들을 보여주기에 이 책은 학술서이자 실용서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종 다양성의 유지, 선택적 살포, 생물학적 방제법(포식곤충과 기생곤충 이용법, 곤충 수컷 불임화, 곤충이 만드는 여러 물질을 모방해서 해충에 대응하는 무기로 사용하기, 미생물·바이러스·박테리아를 이용), 덜 위험한 화학물질의 개발, 시장에서 거래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교육 등 카슨의 제안을 보면서 현재도 화학적 방제를 하는 한국 정부는 과연 어디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신경 쓰면서 준비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더불어『침묵의 봄』이 출간된 지 5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대기와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며 생물권을 파괴하고 있다. 지구가 아프다고 신호를 계속 보내왔음에도 우리는 늘 같은 일을 반복한다. 1960년대의 미국 상황을 교훈삼아 미래의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간이여, 지구의 화학물질 오염을 대면하라. 생존을 위해 스스로 탐욕을 조절하라!

 

“유독성 화학물질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은 오만의 결과이자 무지와 탐욕의 산물”(18쪽)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장 로스탕)

“지구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물리적 형태와 특성은 환경에 의해 규정된다. 지구 탄생 이후 전체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그 반대의 영향, 즉 생물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20세기에 들어서 오직 하나의 생물종(種), 즉 인간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위력을 획득했다.”(29쪽)

“환경에 대한 인간의 공격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유독물질로 공기·토양·하천·바다 등을 오염시킨 일이었다. 이런 피해를 입은 자연은 원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한데, 그 오염으로 인한 해악은 생명체를 유지하는 외부세계뿐 아니라 생물의 세포…와 조직에도 스며들어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불러온다.”(30쪽)

“1940년대 이후 ‘해충’이라는 현대적인 용어로 설명되는 곤충, 잡초, 설치류, 그 밖의 유기체 들을 없애기 위해 200여 종의 기본적인 화학물질이 제조되었고 다시 수천 개의 제품으로 만들어져 팔리고 있다.

스프레이, 분말, 에어로졸 형태의 이런 화학제품들은 농장·정원·숲·가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해충’은 물론 ‘익충’까지 모든 곤충을 무차별적으로 죽였고 노래하는 새와 시냇물에서 펄떡거리며 뛰놀던 물고기까지 침묵시켰다. 나뭇잎을 치명적인 유독물질로 도포했고 토양에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그것들의 원래 목적은 잡초와 해충 몇 종만 없애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모든 생물을 위험으로 몰고 가지 않는 적절한 양의 화학물질만이 살포된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화학물질은 ‘살충제’가 아닌 ‘살생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 해충은 살충제 살포 후 생존 능력이 더욱 강해져서 오히려 이전보다 그 수가 많아진다. 따라서 인간은 이 화학전에서 결코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그저 격렬한 포화 속에 계속 휩싸일 뿐이다.…… 지성을 갖춘 인간이 원치 않는 몇 종류의 곤충을 없애기 위해 자연환경 전부를 오염시키고 그 자신까지 질병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를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저지른 일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해충이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거나 해충 문제를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다만 해충 방제는 상상이 아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져야 하며 화학약품이 곤충과 더불어 인간을 파멸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31~33쪽)

“토양은 서로 연결된 생물들로 촘촘하게 짜인 거미줄과도 같다. 생물은 토양에 의지해 살며, 토양 역시 공동체를 구성한 생물들이 번성할 때에만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81쪽)

“인간이나 가축에게 해를 끼치는 식물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식물이라고 해도 우리의 좁은 소견으로 볼 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있다면 바로 제거의 표적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별로 원치 않는 식물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거되는 식물도 있다.……어떤 일을 계획할 때에는 그 주변 역사와 풍토를 고려해야만 한다. 자연 식생은 그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생물이 벌이는 상호작용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경관을 갖추게 되었는지, 왜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 마치 활짝 펼쳐진 책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펼쳐진 쪽조차 읽지 않는다.”(88쪽)

“인위적 사업을 실시하면 즉각적인 목표는 달성할지 몰라도, 잘 짜여있던 생태계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긴다.”(91쪽)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마구 없애버리는 식물들은 사실 건강한 토양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흔히 ‘잡초’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런 자연적 식물 군락은 토양 상태를 나타내주는 지표 구실을 한다.”(104쪽)

“오늘날 우리를 괴롭히는 많은 문제는 자연이 이미 대면한 것이고 또 자연은 그런 문제를 나름의 방식으로 잘 해결했다. 인간이 자연을 관찰하고 열심히 따라할 정도로 영리하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107쪽)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126쪽)

“실험실 동물은 극도로 통제된 상황과 인위적인 환경에서 엄격하게 정해진 분량의 화학물질만을 먹고산다. 이에 반해 상황이 대단히 복잡할 뿐 아니라 어떤 화학약품들을 함께 섭취하고, 또 얼마나 많이 섭취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고 꼼꼼하게 분석할 수도 없는 우리 인간들은 전혀 다른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210쪽)

“세포라는 화학공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은 생명체가 지닌 경이 중 하나이다.”(229쪽)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개개인의 생명보다 궁극적으로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전형질이다. 영겁처럼 긴 시간동안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유전자는 현재의 모습을 규정할 뿐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희망찬 약속이 될 수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236쪽)

“원형질에서부터 진화를 시작해 오늘날과 같은 인간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지난 20억 년 동안 유전형질은 세대를 거듭하며 전해져왔고 다음 세대까지 전해줄 때까지만 우리 것이다.”(244쪽)

“생물들이 암과 벌인 싸움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어서 그 기원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하지만 암과 벌인 전쟁이 태양, 폭풍, 토양 등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것만은 틀림없다.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 중 몇 가지는 생명에 위협이 되는데, 생물들은 이런 요소들에 적응을 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없어지든지 선택해야 한다.”(247쪽)

“지구상 생물체의 70~80퍼센트를 곤충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곤충 대부분은 인간의 개입이 없는 자연의 힘에 의해 조절된다.”(277쪽)

“생물들이 진닌 힘을 고려하고 그 생명력을 호의적인 방향으로 인도해갈 대, 곤충과 인간이 이해할 만한 화해를 이루게 될 것이다.…… 생태계는 한편으로 너무나 연약해서 쉽게 파괴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튼튼하고 회복력이 강해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역습해온다. 아무런 ‘고결한 목적’도 없고 겸손하지도 않은 화학 방제 책임자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자연의 위대한 능력을 계속 무시해왔다.”(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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