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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월 책 너머 보고서

  • 평정평온 (jfoster)
  • 2016-06-27 10: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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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의 시

                            오분간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 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가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生,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떨어지는 꽃잎,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아,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2. 7월 모임 안내

 

* 일시: 2016년 7월19일(화) 10시

* 장소: 사무실

* 책: 『그림의 힘』(김선현,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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